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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아서 의식적인 하루

맑은 하늘의 햇빛은 이토록 형통했는가...

 

아침에 부기적 부기적 일어나 어제의 숙취 기운에 갈증과 어지러움에 호소하며 물 한잔을 들이킨다. 1L 짜리가 적다고 느껴지는건 어지간히 술독에 빠진 보람을 느낀다. 방안이 어지러질 정도로 정리가 안 되어있는 건 그 동안 집 안을 신경 쓰지 못 할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나보다. 먼저 입안이 텁텁하고 몸 전체가 껄쩍찌근해 샤워하러 들어갔다. 30분 동안 따뜻한 온수로 몸을 적시고나면 몸이 개운해지고 정신이 말똥말똥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나와서 어제 마트에서 사온 마루포대 2자루를 2만원 주고 사왔는데 이건 아무래도 공동 주택 재활용 인듯하다. 집안에 쌓일때로 쌓인 병과 페트병이 급급했으니 있고 없는대로 사왔다. 그렇게 사온 마루 포대와 100L와 쓰래기봉투에 쓰래기들을 전부 정리했다.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참혹한 현장들을 견뎌내고 문 밖으로 나와 옥상에 올라가 담배 한대를 핀다. 맑은 하늘에 시원한 바람에 샤워하고 나온 온기에 적셔 살살 적시는 듯 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하늘 아래 햇빛이 나를 따스하게 비춘다. 늘 그랬듯이 옥상에서 담배를 태울때마다. 공기가 다르지만 항상 하늘을 바라볼 때 덩달아서 기분이 좌우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늘을 맞이하는 건 매번 새록새록했지만 오늘은 조금 더 특별했던 것 같다. 복잡한 생각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동시에 살아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지 않는가... 

 

 

오늘을 모처럼 라이딩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말이다. 밖을 나가는 건 정글과도 같아서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더라 그런 마음을 달래주는건 오늘의 하늘이 아니었다싶다. 채비를 갖추고 한강 라이딩을 하러 여정을 떠났다. 나에겐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이 정글과도 같은 밖의 한줄기 빛과 같다. 바로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한강으로 떠난다. 한강 분위기는 너무 좋다. 흐르는 강줄기에 몸을 맡겨 라이딩을 할 때 느껴지는 아드레날린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어떨 때는 주체를 하지 못해서 다리에 무리가 와도 무리하고 있는 본인을 인지하지 못하고 달리다가 다리가 저릴 때도 있었다.

 

 

그 동안 정신적으로 쌓였던 무자비한 헤모글로빈들이 슬금슬금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그렇게 2시간 가량을 노량진에서부터 동작대교 한강구간을 달려 이태원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달래고 다시 노량진까지 달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태원에 갈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중앙 골목상가에 김실력이라는 포차가 생겼는데 클럽에 한창 빠졌을 때 주체하지 못하는 내게 그 간판을 볼 때마다 딱 정신차리기 좋은 터닝포인트 구간처럼 느껴졌었다. 신기하기도 했고 마침 나에게 알맞기도 했기에 특별하게 느껴져 항상 이 곳 이태원에 오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리고 과거 이태원이 해방촌이었다고 하여 광복을 맞이하여 월남한 사람들과 남산 밑 쪽에 마을을 지녔다고 한다. 주변엔 미군기지도 있어서 그런지 외국 상가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바로 광장에 소녀상이 있는 모습이 있어 가장 인상 깊게 느껴졌고 볼 때 마다 동요가 되어 마음 한구석에 반성적 사고를 가지게 되더라 여자를 함부로 대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됬다.

 

 

오늘 라이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새삼스럽게도 내가 편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굶주린 배를 

붙잡고 밥을 먹고싶은 욕구를 느끼는 것도 해방촌에서 느꼈던 감정을 생각하면 한없이 한심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오늘의 식사를 감사하며 지난 과거여도 오늘의 힘이 되어준 노련함의 감사하며 하루하루 굶주린 배를 따뜻하게 해준 대한민국에게 살아있는 기쁨을 만끽하게 해주어 정말 감사할 따름이며 몸둘바를 모르겠다.